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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사료 먹다 굶어숨진 2살 누나…구조된 동생, 눈물 쏟게한 '식탐' [사건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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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3-02-28 10:58 조회1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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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3살이 된 A군은 이제 볼이 통통하다. 미소도 곧잘 짓는다. 따뜻하게 안아주는 엄마도 생겼다. 하지만 지난해 겨울까지만 해도 음식에 유독 집착했다. 나이에 맞지 않게 '식탐'이 있었다. 걷는 시기도 또래보다 아주 느렸다. 보통 돌(생후 12개월)쯤 걷기 시작하는데 A군은 생후 17개월일 때도 걷지 못했다. 최근 들어 발달 상태가 좋아지고 있지만, 또래 아이들보다 몸집은 작은 편이라고 울산의 한 사회복지기관 관계자는 전했다.

A군은 생후 17개월일 때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개 사료를 먹다가 굶어 숨진 2살짜리 누나 옆에 있다가 구조됐다. 숨진 누나처럼 거의 먹지못해 영양실조 상태로, 치료를 받아 목숨을 건졌다. 한 사회복지기관 관계자는 "A군은 병원 치료 후 울산의 한 입양 가정에서 아픈 몸과 마음 상처를 치유하면서 잘 생활하고 있다"며 "6개월에 한 번씩 '트라우마'가 있는지 사회복지사들이 챙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두번 다시 있어선 안될 끔찍한 아동학대
구조한지 1년이 되가는 A군과 1년 전 세상을 등진 2살 누나. 이들 남매가 겪은 끔찍한 생활을 법원 판결문, 검찰 공소사실, 사회복지기관 관계자 증언 등을 통해 되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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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관련 규정. 중앙포토

남매 사건은 지난해 3월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울산소방본부 상황실에 전화가 울렸다. 한 여성이 "일하고 집에 돌아오니, 딸이 숨을 안 쉬어요"라고 알렸다. 신고 위치는 울산 남구 한 원룸이었다. 구조대원이 출동해 원룸으로 들어가자 생후 32개월 된 여자아이가 숨져 있었다. 그 옆엔 건강 상태가 나빠 보이는 생후 17개월인 A군이 있었다.

생후 32개월 여자아이 평균 체중은 13.1㎏이다. 하지만 발견 당시 A군 누나인 여자아이는 6.5㎏ 정도였다고 한다. A군은 약 5㎏이었다. 17개월 남자아이 평균 체중은 10.7㎏이다. 남매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A군 누나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사인은 영양실조와 뇌출혈이었다. 수사기관이 확인한 결과 누나 몸에선 당근 1개 정도 음식물만 나왔다고 한다. 수사결과는 충격적이었다. A군 남매 부모는 친모와 의붓아버지다. 이들은 지난해 2월 중순부터 남매에게 음식은 주지 않고, 가끔 물만 줬다.

부모는 2021년 12월 말부터 육아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자주 외출하면서 제때 남매 식사를 챙기지 않았다. 라면 수프 국물에 밥을 말아 먹이거나 도시락 반찬을 나눠 주는 등 방법으로 식사를 챙기는 정도였다고 한다. 

학대도 있었다. 오른 볼을 꼬집어 멍이 들게 하고, A군 누나에겐 배고픔으로 음식을 찾기 위해 쓰레기 봉지를 뒤졌다는 이유로 손바닥으로 머리를 한차례 때리기도 했다. 실제 숨진 A군 누나 머리엔 상처가 있었다. A군도 학대를 당했다. 검찰 측은 "이들 부부가 반려견은 돌보면서도 남매가 굶주려 개사료 등을 먹고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도 제때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부부는 아동수당 35만원 정도와 친부로부터 양육비 40만원 정도 등을 받아가면서도 음식을 제때 주지 않고, 자신들은 친구를 만나거나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기도 했다고 수사기관 측은 전했다.

검찰은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 초까지 남매에게 밥을 제때 주지 않고 원룸에 상습적으로 방치한 혐의로 부부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그러고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느꼈을 고통과 공포가 상상하기조차 어려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11일 항소심 재판부도 부부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인 징역 30년을 그대로 선고하면서 "피고인들이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거나, 행정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더라면 이런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죄질이 나쁘고 비난 가능성도 너무나도 커 원심 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만처럼 예비부모 교육 프로그램 필요"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른 아동학대 사건을 보면서 국내에서도 예비부모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민자 울산대 가정복지학과 교수는 "아이를 낳기 전에 부모가 되는 예비부모 교육이 한국에서 필요하다. 대만 등 일부 해외에선 부모교육·부부교육을 받았다는 증명서가 있어야 혼인신고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아이를 낳기 전 교육을 중요시한다"면서 "아이 양육, 아이와 긍정적인 관계 형성, 그런 장기적인 교육이 한국에서도 이뤄져야 아동학대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출처] - 중앙일보
[원본링크] - 개사료 먹다 굶어숨진 2살 누나…구조된 동생, 눈물 쏟게한 '식탐' [사건추적] (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