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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아동보호체계 ②] 민간 중심 , 처벌 위주 … 거꾸로 가는 아동보호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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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9-06-04 11:36 조회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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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이 태어나 온전히 성장하기까지 한 사회가 개입하는 모든 과정을 아동보호체계라고 할 수 있다. 출생신고부터 돌봄·교육 등 아이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여기에 포함되지만 한 사회의 아동보호체계 민낯을 드러내는 부분은 아동학대다. 지난 해 전국에서 부모나 양육자에게 학대를 받아 숨진 아동은 최소 25명이다. 2017년 38명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한 달에 2명 이상이 잔인한 폭력에 스러진다. 계속 이래도 되는 걸까? 대한민국의 아동보호체계를 살피고 대안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공공 아닌 민간 중심, 예방 아닌 처벌 위주’ 아동보호 관련 전문가들이 수년 동안 진단하고 지적해 온 우리나라 아동보호체계의 특징이다.

이는 주요 선진국들의 아동보호체계가 지향하는 방향과 정확히 반대다. 미국.영국 등은 무고한 아동들의 죽음을 겪은 후 전사회적인 반성 끝에 ‘민간 아닌 공공 중심, 처벌 아닌 예방 중심’ 원칙하에 아동보호체계를 구축하고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공적 아동보호체계가 구축된 시작점인 2000년부터 아동보호서비스를 민간 위탁으로 운영하면서 그 체계가 고착화됐다고 지적한다.

00154593_P.jpg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 우리나라 아동보호체계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때는 두 개의 굵직한 법 제개정이 있었던 2000년과 2014년이다. 2000년 아동복지법이 전면개정되면서, 2014년에는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이 제정되면서 우리나라 아동보호체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2000년 아동복지법 전면개정은 아동학대에 대한 정의와 금지규정이 명확해졌고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를 의무화하는 등 아동보호서비스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그러나 당시 아동보호와 관련해 전문성이 부족했던 정부는 16개 광역시도에 아동보호전문기관(당시 아동학대예방센터.이하 아보전)을 두면서 민간 기관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아동보호체계 구축을 시작했다.

이후 20여년간 전국의 아보전이 아동학대 개입의 핵심 시스템으로 아동학대 발견.현장조사.보호 및 치료.사례관리 등 아동학대 개입을 위한 모든 절차를 주도중이다.

문제는 아보전 상담원들이 민간인 신분이다 보니 강제적 조치를 취하는 데 학대가해자들의 저항이 크고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신고 후 발견과 현장조사 단계에서는 경찰과 동행할 수 있도록 바뀌어서 그나마 나아졌지만 사례관리에 들어가면 저항이 더 심해지는 게 보통이다. 의정부 아동학대 사망사건 때도 친모가 아보전 상담원의 가정방문 요청을 수차례 미뤘고 그 사이에 아이가 사망한 바 있다.

결국 4월 현재 65개로 늘어난 아보전 중 민간이 아닌 공공에서 운영하는 곳은 서울 노원구의 노원아동보호전문기관 한 곳뿐이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2000년 아동복지법 전면개정이 여러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민간 위탁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사실상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을 올해 중 공공기관으로 편입한 후 지역의 아보전의 공공기관화에 대해 논의를 해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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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아이만 돌보는 시스템 = 2014년 특례법 제정은 아동학대가 범죄라는 점을 확실시했다는 점에서 가장 의미가 크다. 특례법 제정 이후 아동학대 처벌이 강화되고 신고의무자제도가 확대됐고, 공공의 개입이 강화됐다. 아동학대 사건 발생시 경찰이 아보전 직원과 현장에 동행 출동할 수 있게 됐고, 아동보호를 위한 응급조치나 임시조치 등도 강제할 수 있게 됐다.

공공의 개입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조사와 처벌에 중점을 둔 엄벌주의적 접근으로는 점점 더 은밀해지는 아동학대의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문제가 많다.

예를 들어 아동학대 종류 중 성학대가 압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성학대는 기존 신체학대보다도 더 은밀하게 이뤄지고 외적으로 잘 드러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엄벌주의를 아무리 강화해도 잡아내기 힘들다. 예방중심의 체계로 이동해가지 않으면 많은 아이들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류정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아동복지연구센터장은 “고위험 아동은 오히려 형사사법 체계 하에서 보호를 받고 목숨을 건지지만, 언제라도 재학대 가능성이 있지만 당장의 피해가 크지 않다는 점 때문에 고위험으로 판정되지 않은 아동들은 별다른 개입 없이 원가정에서 보호되다가 급격히 학대위험이 커져 사망사건이 되는 것을 보면 예방 중심이 아닌 처벌 중심 체계 하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아이들을 놓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 아동보호체계가 최소한의 아이들밖에 돌보지 못하는 시스템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닌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처간 고리가 다 끊어졌다 = 아동보호업무 자체가 여러 부처에 흩어져 연결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여러 해 동안 거듭 지적돼 온 부분이지만 별다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일례로 아동복지법 상 아동(만 18세 미만)과 청소년기본법 상 청소년(만 9세 이상 24세 미만)은 근거법이 다르고 주관부처가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로 나뉘어 있다는 이유로 별개의 정책이 추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복지부가 주관하는 드림스타트는 만 12세 미만의 빈곤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고, 만12세부터 만 18세 미만의 학대위기 아동에 대한 통합사례관리는 여가부가 주관하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통해 제공된다. 드림스타트에서 서비스를 제공한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면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서비스 제공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 두 기관간의 연계가 미흡해 연속적인 서비스 제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콘트롤타워 격으로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아동정책조정위원회를 두고는 있지만 1년에 두어번 열리는 게 고작이어서 효과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전국 아보전 실무자(설문지 126부 회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아동정책조정위원회의 효과성에 대해 회의적인 답변이 63.5%였다.(그래프 참조)

류 센터장은 “우리나라 아동보호체계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 중심으로 아동과 청소년을 정책대상을 분리해 놓아 서비스 자체가 연속되지 않고 파편적으로 제공되는 한계가 있다”면서 “아동보호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아동청소년정책을 총괄하는 콘트롤타워 기능의 확립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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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내일신문

[원본링크] -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309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