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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아동학대 처벌 기준 [박병규 변호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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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8-04-11 09:50 조회1,6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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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박병규 변호사의 법(法)이야기] 어린이집 교사에 의한 아동학대 사건이 뉴스를 통해 곧잘 보도되곤 합니다. 아동학대의 개념에는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를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서적 학대와 정당한 교육목적의 훈육 간에는 구별이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처벌받는 정서적 학대와 처벌받지 않는 정당한 훈육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 까요?

정서적 학대에 대하여 우리 법은 아래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아동복지법 제17조(금지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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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

제71조(벌칙) ① 제17조를 위반한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2.제3호부터 제8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즉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정서적 학대행위로 정의하고 처벌하는 것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정서적 학대행위란, ‘아동이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여 판단하는 마음의 자세나 태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성장하는 것을 저해하거나 이에 대하여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로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행위’를 의미한다(헌법재판소 2015. 10. 21. 선고 2014헌바266 결정)고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어린이집의 보육교사가 4세 여아를 훈육한다는 명분으로 78cm 높이의 교구장 위에 피해 아동을 앉혀 두고 약 40분간 방치한 사안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위험성이 있고, 피해 아동에게 상당한 정도의 심리적인 위해를 줄 수 있는 정도에 이르는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법원의 판단(2016노1654)이 있어, 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어린이집의 보육교사 A가 4세 여아 B를 훈육한다는 명분으로 78cm높이의 교구장 위에 피해 아동을 앉혀 두고 약 40분간 방치한 사안입니다.

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제시하며 보육교사 A의 행위에 참작할 만한 점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A의 행위를 정서적 학대행위로 보아 유죄판결했습니다.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는, 피해아동이 이 사건 공소사실 어린이집(이하 ‘이 사건 어린이집’이라 한다)의 4세반(그 담임 보육교사가 피고인이다. 이하 ‘이 사건 4세반’이라 한다)에 2015. 3. 2. 입소한 때로부터 셋째 주인 2015. 3. 18.에 있었다.

피해아동을 포함하여 이 사건 4세반 소속 아동들이 사리분별력과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유아로서 당시 새로운 환경에서의 단체생활에 적응하여야 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이 사건 4세반의 담임 보육교사인 피고인으로서는 안전사고 방지 및 단체생활을 위한 기초질서 교육의 차원에서 이 사건 4세반 소속 아동들의 위험한 행위 내지 기초질서 위반 행위가 있을 경우 이를 훈육할 필요성이 상당히 높았던 상황인 점이 인정 된다.

그리고 피해아동이 창문 바로 앞에 있는 이 사건 공소사실 교구장(이하 ‘이 사건 교구장’이라고만 한다)과 그 아래의 소파에 다리를 걸치거나 이 사건 교구장에 올라가는 행위를 하고, 다른 아동이 이를 따라하는 일도 발생하자 피고인은 기본적으로 피해아동을 훈육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 사건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고, 당시 이 사건 4세반의 교실 내에는 다른 아동들이 다수 있어서 피해아동뿐만 아니라 다른 아동들에게도 이 사건 교구장 위에 올라가면 다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각시킬 필요 또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피고인이 피해아동을 이 사건 교구장에 약 40분 동안 앉혀 둔 상태에서 피해아동을 전적으로 방치하지는 않고 피해아동에게 여러 차례 다가가 대화를 하면서 설명을 하기도 한 점 또한 인정되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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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원심 공판검사는 ①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는 그 목적이 피해아동의 반복된 위험한 행동을 제어하고 안전을 보호 하고자 한 것인 점, ② 방법의 면에서도 피해아동에게 이 사건 교구장에 올라가는 행위가 야기할 위험 상황을 직접 대면하도록 한다거나, 재발 방지를 위하여 다른 아동들과 일정 시간 격리되도록 하는 방식을 택하여 훈육의 방법으로 과도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이 수회 피해아동에게 다가가 말을 걸며 벌을 받는 이유를 설명해 주고 태도를 관찰하며 피고인의 관심 범위 내에 두어 피해아동을 방치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가 훈육의 방법으로 부적절한 것임은 별론으로 하고 형사처벌 대상인 정서적 학대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 의견을 제시하였고, 당심 공판검사 또한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정서적 학대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원심판결의 이유를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살펴보고, 원심이 그 유죄 판단의 근거로 제시한 사정들에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볼 때, 원심이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를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법리오해의 잘못은 없다 할 것이다.

① 이 사건 교구장은 높이가 약 78cm에 이르는 것으로서 4세인 피해아동의 체격을 고려할 때 피해아동을 이 사건 교구장에 약 40분 동안 앉힐 경우 그 자체로 피해아동이 낙상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피해아동을 이 사건 교구장에 앉힌 다음 이 사건 교구장 아래에 있던 소파를 뒤로 빼기까지 하여 위와 같은 위험성을 더욱 높였다.

② 피고인은 피해아동을 이 사건 교구장에 앉힌 다음 이 사건 교구장 뒤에 있는 창문을 20분이 넘도록 열어 놓기도 하였는데, 비록 창문에 방문틀이 설치되어 있다고는 하나 피해아동이 창문 쪽으로 추락할 위험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다는 점(피해아동이 있던 교실은 건물 2층에 위치하고 있었다)에서 이 또한 위험성이 있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③ 피고인은 이 사건 교구장 뒤에 있는 창문을 연 다음 피해아동을 붙잡고 창문 쪽으로 떨어뜨리려는 위협적인 행동을 하였는데, 이는 그 자체로 매우 위험한 행동일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피해아동은 상당한 공포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은 피해아동을 안아 올려 이 사건 교구장에 앉히는 과정에서 피해아동을 힘으로 제압하며 안아 올렸고 피해아동을 , 이 사건 교구장에 앉힌 다음 이 사건 교구장을 잡고 흔들기도 하였는데, 피고인의 위와 같은 강압적이고도 부정적인 태도와 행동은 피해아동에게 상당한 정도의 심리적인 위해를 줄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인다.

⑤ 피해아동은 약 40분이라는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이 사건 교구장에 앉아 있어야 했고, 그중 20분이 넘도록 창문이 열려져 있기까지 하였는데, 당시 3월 중순경으로서 날씨가 비교적 쌀쌀했던 점과 피해아동의 연령을 감안할 때, 이는 피해아동에게 정신적 및 신체적으로 감내하기 쉽지 않은 경험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⑥ 피해아동은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가 있은 다음 날 신체적 및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였고, 이후 1주가 넘도록 이 사건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보육교사의 행위에 일부 훈육 목적이 인정되긴 하더라도, 그 피보육 아동에 대한 행위가 신체적 학대와 비견될 정도로 위험한 행위인 경우, 정서적 학대행위로 보아 처벌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최근 어린이집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하면서, 그 운영과정에 대해 학부모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당한 훈육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 대해서까지 학부모의 비난과 고소, 고발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서적 학대와 정당한 훈육의 구별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 이번 판결의 의의가 있다할 것입니다.


[출처] - 미디어파인

[원본링크] - http://www.mediafi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43